모든 일은 평범한 점심시간에서 시작됐습니다.
사내 식당의 마지막 테이블,
늘 그렇듯 조용히 도시락을 먹던 다섯 명이 오늘은 왠지 이야기가 길어졌죠.
“먹는 건 우리가 매일 잘하는데… 만들 줄 아는 사람은 왜 없을까?”
누군가의 농담 같은 푸념이었어요.
“그럼 만들어보면 되잖아요. 직접.”
이 말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 불을 붙였죠.
그렇게 갑작스레 ‘요리를 못 만드는 회사 사람들’이라는 자조 섞인 대화가
이상하게도 모두의 경쟁심을 자극해버렸습니다.
그날 오후, 회의실 한쪽에는 갑자기 이런 포스터가 붙었습니다.
<플레이메이커 챌린지 – 사내 요리 미션>
직접 만들고, 직접 먹고, 직접 즐기는 실험 프로젝트
누가 만들었는지 아무도 몰랐지만
포스터는 이미 많은 사람을 미묘하게 자극하고 있었죠.
🍳 (디자인팀) 우리 팀이 하면 비주얼은 일단 1등 아닌가?
요리는 몰라도 플레이팅은 자신 있는데?
⚙️ (개발팀) 흐음… 요리는 코드처럼 논리적으로 접근하면 되지 않나?
레시피 = 함수, 재료 = 파라미터. 된다.
👔 (인사팀) 요리를 통해 협업 능력이 드러난다고요…?
이거… 교육 프로그램으로도 괜찮겠는데요?
각 팀은 장난처럼 시작했지만,
이내 업무 회의보다 치열한 레시피 전략 회의를 열기 시작했습니다.
누군가는 미리 장을 보고,
누군가는 집에서 사전 연습을 하고,
누군가는 전문 셰프의 영상을 보며 분석까지 했죠.
하지만 이 챌린지의 진짜 목적은 따로 있었습니다.
누가 가장 잘 만들었는지보다 누가 가장 재밌게 만들었는가.
요리라는 주제를 빌려,
서로를 더 잘 알고, 더 편하게 말할 수 있게 만드는 프로젝트였으니까요.
드디어 대회 당일.
어딘가 어설픈 냄새와
의외로 진지한 표정들이 뒤섞인 가운데
각 팀의 ‘대표 요리’가 등장했습니다.
플레이팅만큼 화려한 건 없었지만
모두가 입을 모아 말했죠.
“이 맛은… 협업의 맛이다.”
그렇게 플레이메이커 챌린지는
단순한 이벤트를 넘어
회사의 새로운 전통이 되었습니다.
누구나 만들어보고,
누구나 실패해보고,
누구나 웃을 수 있는
우리만의 작은 축제.
내년?
이미 참가 신청 리스트가 생겼다는 소문이 돌고 있어요.